본문 바로가기

이것저것

넷플릭스의 No Rules Rules (규칙없음)

넷플릭스의 No Rules Rules (규칙없음)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충분히 벌고 많이 아끼고 잘 투자해야 한다.

미친 듯이 돈을 많이 벌 필요는 없지만 (물론 이게 가능하다면 너무나 좋겠지...) 그래도 충분히 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입의 파이프 라인을 늘리는 동시에 한 파이프 라인에서 꽤나 많은 돈이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부끄럽게도 나의 파이프 라인은 지금 하나인데, 바로 회사. 그렇기 때문에 나는 회사에서 일을 잘 할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내가 일을 엄청 잘 한다고 해서 월급이 엄청 오르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일을 더 잘 할 때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은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해서 규칙없음 (No Rules Rules)’을 읽어보았다. 나의 여유 시간을 책임지는, 사실 많은 경우 나의 수면 시간까지 빼앗아가는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에 대한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에 대한 책, '규칙 없음'


먼저 인상 깊은 부분들을 책에서 그대로 옮겨 왔다.

 인재 밀도

p.19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인재들로 조직을 꾸리면 거추장스러운 통제 장치가 필요 없어진다. 인재 밀도가 높을수록 직원들에게 허용되는 자유는 더욱 커진다.
p.40 탁월한 인재 5명과 평범한 사람 2명이 함께 있으면 그 팀은 평범한 팀이 된다.
p.151 평균 이상의 실력을 갖춘 직원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이 난감한 문제에 달려들어 눈부신 솜씨로 해결하는 것이다.
p.179 처음부터 조금 더 지급하는 것이 사람을 빼앗긴 다음에 빈자리를 채워 넣는 것보다 훨씬 돈이 덜 든다.
p.297 이 같은 힘든 결정을 단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리더들이 평소 직원들에게 ‘우리는 가족이다’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재 밀도가 높은 직장의 직원들은 가족이 아니다.

 솔직한 문화

p.20 재능 있는 직원들이 피드백을 습관처럼 서로 주고받게 되면 일을 더 잘하게 되고 동시에 서로 책임질 수 있는 행동을 하게 되어, 통제는 크게 필요하지 않게 된다.
p.61 비판을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누가 조금이라도 안 좋은 이야기를 하면, 누구나 민감해져서 상대의 의도를 의심하고 화부터 내게 된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 인간의 두뇌는 신체적인 위협을 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싸우거나 달아나는 반응을 보이는데, 혈류로 호르몬이 분비되고 대응 시간이 빨라지며 감정이 격해진다.
p.79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진심을 담아 “고맙다”고 말하되, 피드백의 수용 여부는 전적으로 받는 사람에게 달렸다는 사실을 양측 모두가 이해해야 한다.
p.228 리더가 실수를 선샤이닝하면 사람들은 ! 실수는 누구나 하는 거구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성공 여부가 확실하지 않아도 과감하게 모험을 선택한다.
p.432 직설적이지 않은 문화가 자리 잡은 나라에서는 문제를 다룰 때 공식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통제 제거

p.18 능률은 꾸준히 올랐지만, 창의력은 떨어졌다.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제품을 가진 다른 회사를 매입하는 수밖에 없었다.
p.93 요즘 같은 정보 시대에 중요한 것은 어떤 성과를 내는가이지, 몇 시간을 근무하는가가 아니다. 넷플릭스처럼 창의성을 중시하는 회사의 직원이라면 특히 그렇다. 나는 직원들이 몇 시간 동안 일하는지에 관해서는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다.
p.161 이런 보너스 방식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어느 때든 한 번 정한 목표가 앞으로도 계속 중요한 목표라는 전제가 성립될 때만 의미가 있다.
p.375 혁신과 유연성을 지향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의사결정을 분산시켜 여러 부서의 상호의존성을 배제하고 처음부터 느슨한 결합을 조성해야 한다. 단단히 결합된 체계가 한번 정착되고 나면, 느슨한 결합으로 바꾸기 어렵다.
p.413 자신의 삶과 일만큼은 직접 통제하겠다는 의지는, 미국인에게만 해당하는 특성이 아니었다. 그 점에서는 문화적 차이가 없었다.

다음으로 내 생각과 의문들을 정리해 보았다.

생각1. 높은 인재 밀도 없이 솔직한 문화와 통제 제거가 잘 작동할 수 있을까?

리드는 높은 인재 밀도가 솔직한 문화와 통제 제거의 선결 조건이라고 했다. 어떤 스타트업에 다니는 언니가 자기 회사가 인재 밀도는 넷플릭스보다 낮겠지만 시스템을 통해서 솔직한 문화와 통제 제거는 더 잘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작동할 순 있으나 '잘' 작동할런지는 의문이다. 솔직한 문화 아래에서 피드백을 자유롭게 주고 받는데 그 피드백들이 그렇게 의미가 없는 피드백이라면? 시간, 감정 낭비일 수도 있을 듯. 대부분의 통제가 제거된 상태라면 꿀빠는 사람이 생길 수도... 다만 이 부분은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할 듯. 

생각2. 대기업에서 높은 인재 밀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평균 이상인 사람들이 모여 함께 성과를 내는 곳이 대기업일까?

개개인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여서 뛰어난 개인에게  upside가 제한적 >> 대기업에 지원하지 않음. 

설령 뛰어난 개인이 대기업에 지원하더라도 >> 여기가 아님을 깨닫고 퇴사하거나 리드가 말했듯이 평범한 사람이 된다.

p.40 탁월한 인재 5명과 평범한 사람 2명이 함께 있으면 그 팀은 평범한 팀이 된다.

즉, 대기업은 뛰어난 개인을 업계 최고의 대우를 제시하며 데려올 수 없으며 적당한 능력의 개인들을 해고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이 (나쁘지 않은, 그리고 종종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는 이유가 뭘까? 거대하고 복잡한 대기업의 시스템이 생각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일까? 

생각3. 피드백의 효용성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는 바. 다른 사람들은 직장에서 피드백을 자주 받는지, 받는다면 어떻게 받는지 궁금해졌다.

 지난 1년간 회사에서 받은 피드백을 돌이켜 보면 그닥 유용하지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1. 공식적인 상호 피드백은 HR이 준비한 평가표를 익명으로 채우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내 피드백이 상대방에게 어떤 식으로 전달되는지 알 수 없고 피드백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어서 성심성의껏 작성하기 보단 대충대충 작성한다. '익명'이라는 특성 때문에 평소에 갖고 있었던 불만을 토로하는데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불만이 있다면 직접 가서 얼굴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하지 않을까? 불만 가득한 평가지를 받아보는 사람(받아 보는지도 잘 모르겠지만)의 기분이 썩 유쾌할 것 같지 않다.

2. 비공식적인 상호 피드백은 1)거의 일어나지 않았으며 2)일어난다 하더라도 일방향적이며(팀장→팀원) 피드백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

껄끄러운 관계가 되지 않기 위해 '서로에 대한 피드백을 주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팀장이 팀원에게 피드백을 줄 수는 있어도 팀원이 팀장에게 얼굴 보고 피드백을 주는 경우는 없다. 피드백이 구체적이기 보다는 형용사가 가득한 두루뭉실한 문장인 경우가 많다. ex. 그 때 그건 조금 아쉬웠다, 태도가 다소 소극적이다, 그 프로젝트 하느라 수고했다 등


책에 나온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는 분명 너무나도 멋졌지만 이걸 아무 회사에나 적용할 수는 없음이 분명하다.

넷플릭스 기업 문화 중 어떤 것들을 나의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