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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임신 출산 정보센터'가 내 놓은 임신주기별 행동요령, 제정신인겨???

'서울시 임신 출산 정보센터'가 내 놓은 임신주기별 행동요령, 제정신인겨???

 

최근 '서울시 임신 출산 정보센터'가 내 놓은 임신주기별 행동요령에 정말 말도 안되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샀다. 

뭔가 하고 봤더니 정말... 도대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생필품 점검하기라...
가족들이 불편하지 않게 임산부가 칫솔 치약까지 미리 구비해놔야 하는 건가. 이거 사는게 뭐 여자들한테만 허락된 것도 아닌데 큰 애나 아빠가 사 넣어두면 어디가 덧나나...

밑반찬 챙기기...
요리에 서투른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카레, 짜장, 국을 준비해 놓으라니... 남편이 직접 시켜 드세요... 배민이나 요기요로... 아니면 알아서 밀키트 사서 해먹겠죠. 나이가 몇 인데 제 힘으로 밥도 못먹나...

옷 챙기기...
당연히 임산부가 병원에서 갈아 입을 옷을 챙기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 양말, 와이셔츠, 잠옷을 정리해 두라고??? 정말 기가 찬다 기가 차...

 


아니 그리고 시대가 어느 땐데... 이런 말도 안되는... 여자라면 십자수를 놓으면서 잡념을 버려야 하나...ㅋㅋㅋ 아니 넷플릭스나 유투브를 볼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음악을 들을 수가 있는데... 21세기에 십자수라니...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요하는 게 아닌가... 아니 어디 남자가 입원했으면 십자수를 놓으라는 지침이 나왔을까?

 


임산부라도 어느 정도의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임산부를 위한 스트레칭이나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임산부가 운동을 하는게 살 찌지 않기 위해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임신을 하면 몸이 불어나는 건데 저기 적힌걸 읽어보면... 뭐 뚱뚱해지기 않기 위해 어느 정도는 몸을 움직여야 하고, 특별한 운동보다는 평소에 하던 집안일을 하라고 나와있는데... 진짜 장난치나... 어느 여자가 집에서 청소랑 설거지를 즐거운 마음으로 '아~ 이건 집안일을 끝내는 동시에 운동이 되는 정말 즐거운 시간이야~'라고 생각하면서 하지? 집안일은 집안일일 뿐이고 이걸 다 여자가 해야할 필요도 없으면 저 지침대로라면 임산부는 배가 불러와도 가족과 본인의 체중 관리를 위해 '운동 삼아'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22주차 내용은 아예 대놓고 살찌지 말라는 이야기다. 작은 사이즈 옷을 걸어두고 자극을 받으면서 체중 관리를 하라니...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된 것 같다. 무슨 다이어트 커뮤니티나 다이어트 카페에 꿀팁이라며 올라올 법한 내용을 저렇게 버젓이 홈페이지에 걸어두다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임산부의 성욕이 '급격히' 감퇴하면 그냥 안하면 되는 건데... 저기 생략된 단어는 "(남편이) 필요하다면 남편이 양 무릎을 꿇고 앉은 후에~"겠지. 임산부의 몸이 무겁고 의욕도 없어도 남편이 원하면 해야하는 건가. 아니 조산할 수도 있다고 되어 있는데 도대체 왜 해야하는 거지? 조산의 위험을 감수할 만큼의 것인건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고 서울시는 일단 해당 글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포털에서 동의를 받아서 가져온 내용이라며 보건 복지부 탓을 했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2019년에 이미 해당 지침들을 삭제했었고... 

2019년에 삭제 했다고는 하나 다른 부서도 아닌 보건복지부라는 곳에서 저런 지침을 세세하고 상세하게 만들었다는 점도 정말 부끄러운 일이고 아무렇지도 않게 저런 지침을 받아 와서 서울시 홈페이지에 게시 했다는 것도 얼척이 없다. 보건복지부랑 서울시 임심 출산 정보센터에는 조선시대 할아버지들만 근무하는 건가?

상황이 이 모양인데 여자들이 애를 낳고 싶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