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적 자유

2020년에 읽은 돈/재테크/경제적자유 관련 책

2020년에 읽은 돈/재테크/경제적자유 관련 책

나는 돈이 아니라 경제적 자유를 원한다

 

올해 초에 운 좋게, 매우 운이 좋게,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물론 학생 때도 알바나 과외, 프로젝트 등으로 돈을 벌어본 적은 몇 번 있지만 이렇게 안정적으로 수입이 들어오게 된 건 처음이었다.

 

첫 월급을 받고

‘아니 고작 이만큼?’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허탈했고.

 

연봉계약서의 연봉을 12로 나눠서 그 정도 돈이 들어오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내가 월급을 만지기도 전에 먼저 떼이는 돈들이 많았다. 허허... 이 돈들은 통장을 스쳐 지나가지도 않은 돈들이다. 왜냐면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작고 귀여운 월급으로 내 삶을 꾸려 나가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돈과 관련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 되돌아보니 올해 1년 동안 40권 정도의 책을 읽었는데 그중 절반이 돈에 관한 책이었다.

20권의 책이 모두 도움이 된 건 아니고 몇 권만 나에게 큰 임팩트가 있었는데

부의 추월차선 (엠제이 드마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로버트 기요사키)
파이어족이 온다 (스콧 리킨스)
돈의 속성 (김승호)
나는 4시간만 일한다 (팀 페리스)

이 정도인 것 같다.

 

부의 추월차선을 읽는 내내 머리를 얻어 맞는 느낌이었다. 내가 정확하게 서행 차선 위에서 주행하고 있었기 때문. 첫 월급을 받으면서 느낀 허탈감이 두려움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진짜 쭉 이렇게 살겠구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으면서는 너무나도 성실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오신 부모님이 떠올랐다. 가난한 아빠의 직업이 선생님이라 더 그랬을 수도 있고... 묵묵히 일하고 꼬박꼬박 세금 내는 우리 부모님 같은 선량한 시민들이 있기에 이 사회가 잘 굴러가는 거겠지.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는 가난한 엄마가 아니라 부자 엄마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월급이 내 손에 들어오기 전에 세금이 떼이는 게 아니라 쓸 거 다 쓰고 나서 세금을 내고 싶다고...

 

파이어족이 온다를 통해서 처음으로 ‘FIRE’에 대해 알게 되었다.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빨리 은퇴한다는 것인데... 발상 자체는 매우 마음에 들었다. 오랫동안 일하고 늙어서 편하게 사는 게 아니라 빨리 벌고 많이 모아서 얼른 은퇴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니..! 물론 이 책에서는 FIRE를 위해 매우 매우 매우 절약하고 아껴 쓸 것을 권하고 있는데 내가 저렇게까지 아껴 가며 생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아끼다가도 한 순간 ‘내가 뭘 위해 지금 이렇게까지 하고 있나?’하는 현타가 올 것만 같아서. 뭔가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미루는 느낌인데, 난 그건 못할 것 같다. 내 경우에는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기보다 수입을 늘리는 게 좀 더 현실적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현재 지출 수준은 좀 과도해서 줄이긴 해야겠지만...

 

돈의 속성. 이건 진짜 멋진 책이었다. ‘찐’부자들은 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뭔가 부자라고 하면 성격도 나쁠 것 같고 야박할 것 같고 나쁜 방법도 좀 써서 돈을 모았을 것 같고 그런데... 이러한 나의 선입견을 깨 준 책이다. 부자들은 돈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다루듯 돈을 대한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처럼 생각해야 한다는데 이 책은 정기적으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책은 제목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정말 과도할 정도로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본인이 할 필요가 없는 모든 일을 아웃소싱하고 본인은 최소한의 시간만 들여서 일을 하는... 그리고 귀엽게도 어떻게 하면 하루에 4시간, 혹은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매우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맨 처음 스텝이 재택근무를 얻어내는 거였나... 저자가 제시한 방법이 얼마나 현실적 일지는 모르겠지만 9 to 6, 하루 9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의 시간 관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올해 내가 FIRE로 다가가기 위해 뭘 했는지 생각해보면 조금 부끄러워진다. 책을 읽고 다짐하는 것 이외에 행동으로 옮긴 것들이 어떤 게 있고 그 경과와 결과는 어떤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