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어제(2/18)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법정 구속되었다. 이재용 부회장 뿐만 아니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과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도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86억 8000만원에 해당하는 삼성전자의 회사자금을 횡령해 뇌물로 전달한 혐의를 인정한 것.
"피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묵시적이나마 승계작업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해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했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일단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은 "전 대통령의 직권 남용으로, 기업이 자유와 재산관을 침해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재판부의 판단이 유감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정재계에서도 이번 판결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수장이 이재용이기 때문. 또한 이 부회장이 4년 전에 처음 구속되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오너의 부재가 삼성 그룹 경영에 필연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성장동력 확보, 과감한 인수 합병 및 투자가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 : "삼성의 혁신 속도가 떨어질 게 걱정된다. 삼성이 한때 추락했던 소니의 수순을 밟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 여파로 디지털 경제가 10년 이상 앞당겨졌고,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의 '반도체 독립'의 의지가 강하다. 이런 때 굵직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오너 구속은 회사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 "이부회장 구속으로 총수 차원에서 결정해야 하는 대형 인수합병이나 투자 관련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각을 반영하듯, 어제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만에 3.41% 하락하여 85,000원에 마감했다. 하루만에 시가 총액이 19조원 증발한 것이다...
반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번 판결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판결은 현상 유지와 눈치 보기에 급급한 기회주의적 판결로, 사법정의를 사법부가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다. 특검은 재상고하고 대법원은 판결 취지에 부합하도록 판결을 내려 사법 정의를 세워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농단 사건의 당사자들은 즉각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하며 통렬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여론은 어떨까?
삼성전자,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이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큰 만큼, 이재용 부회장을 풀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이슈가 된 바 있다. 물론 이와는 반대 내용의 청원도 올라와 있었지만 참여 인원은 7000명 정도이 불과하다.
우리는 어릴적에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배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그 '잘못'을 정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과 그 '잘못'에도 불구하고 벌을 주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가 무슨 잘못을 했고 그 잘못이 얼마나 중대한지를 판단하는 것부터가 너무 어렵고, 그것이 확실해졌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벌이 합당한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법쪽에 지식이 없는 나로써는 이번 이슈에 대한 나의 입장을 확실히 정하는 것조차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징역, 그리고 법정 구속이 삼성 그룹의 미래,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에는 분명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길 바랄 뿐...
재용찡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