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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폭스바겐 파워데이 내용 총정리

3월 15일 어제, 폭스바겐의 파워데이가 개최되었습니다.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와 비슷하게 폭스바겐의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제시하는 자리였는데요, 메인 키워드는 배터리였으며 투자자들은 전기차 회사, 이모빌리티 회사로서의 폭스바겐의 전동화 전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폭스바겐 파위데이 내용 총정리

각형 배터리로 통일

2023년부터는 각형 배터리를 주로 쓰기 시작해 2030년에는 전체 배터리의 80%를 각형으로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폭스바겐은 파우치형 배터리와 각형 배터리를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각형으로 통일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왜 파우치가 아닌 각형을 선택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 안정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끊임 없이 일어나고 있어 파우치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파우치형에 비해 각형은 비교적 화재 위험이 낮다고 합니다. 

원통형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개인적인 궁금증이 있는데,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한 바 있어, 폭스바겐은 테슬라와 경쟁을 피해가고자 한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테슬라는 원통형 배터리 기술 개발을 오랫동안 해왔고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기 때문에 폭스바겐이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폭스바겐은 기존에 원통형 배터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기도 하구요. 

 

배터리 셀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기

전기자동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전기차 배터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자동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폭스바겐은 원자재에서 20%, 셀 디자인에서 15%, 생산공정에서 10%, 배터리 시스템 컨셉에서 5%를 절감해 전체 배터리 셀 원가를 절반까지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배터리 폼팩터를 각형으로 통일하는 이유도 원가 절감과 큰 연관이 있습니다. 표준화를 통해 가격을 낮추려고 하는 것이죠. 또한, 지금은 셀을 모듈로, 모듈을 팩으로 만드는데, 모듈을 거치지 않고 셀을 바로 팩으로(CTP : Cell to Pack) 혹은 셀을 바로 자동차로(Cell to Car) 만듦으로써 모듈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세그먼트별로 각기 다른 배터리 채택

폭스바겐은 전기자동차 세그먼트를 Entry, Volume, Premium으로 나누고 각각에 다른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Entry의 경우, 주행거리는 비교적 짧지만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사용하고 Volume 세그먼트는 망간 양극재, Premium 세그먼트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 배터리를 사용하게 됩니다. 현재 한국의 배터리 업체가 비교 우위를 갖고 있는 배터리는 NCM 배터리로, 주로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에 탑재되게 됩니다. LFP의 경우,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기술력은 낮지만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서 싸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배터리 생산 내재화

2030년까지 유럽 내 배터리 생산 capa를 240GWh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현재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의 스웨덴 공장과 노스볼트 JV 독일 공장을 갖고 있는데 각 공장의 capa를 40GWh까지 증설하기로 했습니다. 이 외에도 유럽에 40GWh짜리 공장 4개를 추가로 증설할 계획이며 자체적으로 배터리 공장을 짓기보다는 함께 공장을 건설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배터리 공장 증설에 조단위의 돈이 든다는 것을 감안할 때, 폭스바겐의 재무 부담은 더욱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폭스바겐의 현금 보유량이 충분한지, 앞으로의 현금 흐름은 긍정적인지가 사업 확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급속 충전소 인프라 확대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충전의 불편함 때문입니다. 충전소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으면 전기차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급속 충전기가 비치되어 있는 급속 충전소가 근처에 얼마나 많은지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폭스바겐은 유럽, 미국, 중국에 급속 충전소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인프라 확대는 폭스바겐이 독자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충전 사업을 하는 파트너들과의 제휴를 통해 진행한다고 합니다. 

 

폭스바겐은 이번 파워데이를 통해 회사의 전략 방향을 명확히 전달했습니다. 전동화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모습이 돋보였습니다. 폭스바겐이 목표로 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