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방 난방텐트 추천 : 겨울 추운 자취방 꿀템/필수템
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은 새 오피스텔이 아닌 지어진지 10년 가까이 된 다소 낡은 오피스텔이다. 아파트는 내구성이 좋아서 10년이면 매우 상태가 양호하지만 오피스텔은 감가상각이 워낙 심하고 금방 금방 낡아서 그런지 여러 모로 불편한 점이 많다.
내 오피스텔은 북향이다. 집 계약할 때부터 '겨울에 좀 춥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너무 춥다. 11월 말부터 춥기 시작했다. 북향에다가 창이 엄청 크기 때문인 것 같다. 일단은 다이소에 가서 뽁뽁이를 사 와서 창문에 발랐다. 그리고 에어컨 실외기 있는 곳에서 바람이 스며 들어오길래 다이소에서 문풍지도 사다가 구석구석을 잘 막았다. 12월이 되어서는 난방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집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난방을 해도 별로 따뜻해지는 것 같지가 않았고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코가 시려워서 특단의 조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왜냐면 나는 추위를 엄청 많이 타고 추운 걸 매우 매우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전기 장판을 살지, 전기 난로나 히터를 살지, 난방텐트를 살지 고민을 하다 결국 난방텐트를 사기로 결정했다. 전기 장판은 바닥이야 뜨뜻해지겠지만 공기가 찬 건 그대로 일 것 같았고 전기 난로나 히터는 밤새도록 켜 놓고 자는 게 아무래도 불안했다. 잘못하면 불이 날 수도 있을 것 같고 히터는 공기를 너무 답답하게 만들 것 같고... 게다가 친구가 전기 난로를 사서 써 봤는데 딱 그 주위만 따뜻해지고 공기 자체를 데우는 건 어려운데다가 전기 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다며 비추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난방텐트를 사기로 결정했다. 전기를 쓰는 것도 아니고, 가격도 저렴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캠핑하는 기분을 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좀 이상하지만 난 어릴 때 참 텐트를 좋아했었다. 뭔가 그 아늑함이 좋았던 걸까... 초딩때는 공부용 책상 밑에 이불을 깔고 그 안을 아지트로 삼고 거기 쏙 들어가서 낮잠을 자곤 했다. 보다 못한 아빠가 결국 거실에 텐트를 설치해줬고 가족 다 같이 거실 텐트 안에서 잔 적도 있다....ㅋㅋㅋ)
인터넷에 난방텐트를 검색해 보았는데 따수미 난방텐트가 그나마 좀 저렴하고 유명한 제품 같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작 2-3만원짜리 난방텐트 사는데 디자인이 뭐 그리 중요할까 싶기도 했지만 방 한 가운데에 놓일 텐트가 너무 못생기면... 보기 싫을 것 같았다. 쿠팡을 뒤져보니 싼건 2만원 정도였고 비싼건 10만원도 넘었다. 난 당연히 2만원짜리 텐트 중에 디자인이 괜찮은 것들 위주로 찾아보았고 '핫방 2020 NEW 프리미엄 원터치 모던 난방텐트' 제품을 주문했다.
멋진 쿠팡, 단 하루만에 나에게 텐트를 가져다 주었다.
원터치 제품이라고는 하나 지퍼를 열자마자 바로 탕 펴지는 건 아니었고 고정 되어 있는 부분을 분리해야 했는데 나는 원래도 이런 걸 잘 못해서 설치를 완료하기까지 한... 30분은 걸린 것 같다. 그레이 색상을 주문했는데 실제로는 옅은 갈색과 회색이 섞인 특이한 색이었다. 생각보다 부피도 컸다. 침대 매트리스 위에 텐트를 설치하니 안 그래도 좁은 방이 더 좁아 보였다... 하지만 따뜻하기만 하다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2주 좀 넘게 난방텐트를 써 본 나의 결론은...
1. 분명히 난방텐트 안이 바깥보다 더 따뜻하다. 왜인지는 사실 모르겠다. 내 몸의 체온이 텐트 밖으로 날아가지 않고 안에서 보존되기 때문인건지... 체감상 텐트 안이 텐트 바깥보다 한 2-3도 정도는 더 따듯한 것 같다.
2.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약간 답답할 수도 있다. 여기서 답답하다는게... 텐트 안이라 바깥도 보이질 않고 공간이 막혀 있어서 답답하게 느끼는 걸 수도 있고, 공기가 텐트를 잘 드나들지 않아서 숨쉬기에 좀 답답한 걸 수도 있다. (물론 텐트 위에는 매쉬로 되어 있어서 온도를 빼앗기지 않는 선에서 통풍이 가능하다.) 둔한 나도 사알짝 답답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일단, 뭐 아침에 코가 시리다거나, 공기가 차갑다거나 하는 문제는 해결이 되었으니 난방텐트 구매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2주 동안 핫방 난방텐트를 사용하면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다. 내가 다른 난방텐트 제품을 다시 구매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내 지인 누군가가 난방텐트를 살 생각이라면 몇 가지 팁을 주고 싶다.
- 외부와의 통풍이 잘 되는 제품을 선택하라. 아무래도 텐트 안의 공기가 좀 탁할 수 있기 때문에 통풍이 잘 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텐트 윗 부분이 매쉬 소재로 되어 있는데 이 면적이 좀 넓으면 통풍이 좀더 잘 될 것 같다. 혹은 필요에 따라 텐트 옆면에서 통풍이 되도록 디자인 되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 답답한 걸 잘 못 참는 편이라면 투명하거나 네모난 제품을 선택하라. 텐트를 찾다보니 안에서 밖이 보이도록 투명한 재질로 된 텐트가 있었다. 이런 텐트를 사용하면 시각적으로 훨씬 덜 답답할 것 같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텐트는 사각꼴 모양이어서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데 이러한 구조 때문에 더 답답한 느낌이 들 수 있다. 반듯한 직육면체 모양의 텐트도 있던데 설치하기가 좀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이런 모양의 제품을 선택하면 텐트 내부가 훨씬 넓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 텐트 출입구가 양쪽인 제품을 선택하라. 내가 산 텐트는 출입구가 한쪽이라 무조건 그 쪽으로만 드나들 수 있는데 텐트 출입구가 양쪽이면 좀 더 편하게 드나들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침대 측면이 한쪽 벽면에 붙어 있다면 어차피 한 쪽으로밖에 드나들 수 없을테니 상관 없겠지만...
- 잠들기 전, 혹은 일상 생활 중에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면 텐트 안쪽에 주머니가 많은 제품을 선택하라. 나는 방이 좁아서 밥먹는 것을 제외한 모든 일을 침대 위에서 해결하는 편이다. 침대 위에서 책을 읽고 노트북을 사용하고 영화를 보고 할일을 한다. 나처럼 침대에서 이것 저것 다양한 활동을 하는 편이라면 텐트 안쪽에 펜, 생수, 책, 이어폰, 충전기 등 다양한 제품들을 수납할 수 있는 주머니가 여기저기 달려 있는 제품을 추천한다. 나는 텐트 안쪽 주머니에 매일 잠들기 전 뿌리는 록시땅 필로우 미스트를 넣어 두었다. 만약 주머니가 없었더라면 필로우 미스트는 매트 어딘가에 뒹굴고 있었겠지...
난방이 빵빵하게 잘 되는 집이라면 가장 좋을거고... 혹시나 나처럼 집이 좀 낡아서 난방을 해도 집이 그만큼 따뜻해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아침에 눈 뜰 때 코끝에 느껴지는 찬공기가 싫다면 난방텐트를 추천한다. 가격이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가성비 좋은 난방 아이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