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당분간 배터리 자체 개발/생산 안하는 걸로...
현대차는 배터리 자체 개발/생산을 하기보다는 당분간은 국내 배터리 3사로부터 공급 받는 방식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배터리 기술에 대한 연구는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외부 소싱을 통해 배터리를 조달하겠다는 것.
최근 Global OEM이 꽤나 적극적으로 배터리 자체 개발 및 생산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과는 대조된다.
- GM은 1990년대부터 배터리 셀 기술 개발을 해왔고 최근에는 LG화학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 Volkswagen 또한 적극적인 전동화와 함께 Northvolt와 협력하는 등 배터리 셀 직접 생산을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Toyota는 Panasonic과의 협력을 통해 배터리 셀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 Tesla는 뭐 말할 것도 없고... Tesla는 오래전부터 배터기 셀 기술 개발 및 양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M&A 한 기업들을 봐도 그렇고 얼마전에 진행된 Battery Day를 봐도 그렇고... 전기차 업체에서 한다는 행사 이름이 Battery Day...ㅋㅋㅋㅋㅋ
여기서 드는 궁금증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내재화하는 것이 득일까 실일까?
배터리를 내재화 하겠다는 건 곧,
- 전기차의 핵심 부품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것. 전기차 가격의 40%가 배터리라고 하니... 또 전기차의 성능(=주행거리, 충전시간)
-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을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것. 역사적으로 완성차 업체는 항상 갑의 입장에 있었는데 배터리의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인해 갑을 위치가 역전될 수도 있는 상황...
근데...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까지 직접 개발해서 양산하는게 가능할까?
- 일단 돈이 너무 많이 든다... 배터리 공장 하나 짓는데 들어가는 돈 생각하면... 아무리 완성차 업체가 돈이 많다 하더라도 전기차 사업 관련 R&D 지출 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들어갈텐데... 이것 저것 다 직접 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좀 더 현명한 전략일지도 모른다.
-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다...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기술이고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물론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서 샘플까지는 별 무리 없이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두 개의 배터리 셀을 만드는 것과 그것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다. EV 배터리 1위 업체인 LG화학도 최근까지 수율로 고생을 꽤나 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소싱처를 다각화해서 배터리 제조업체끼리 경쟁을 시키는 게 더 높은 퀄리티의 배터리를 더 싼 가격으로 받아오는데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다른 업체는 우리한테 더 싼 가격으로 더 좋은 배터리를 줄 수 있다고 했는데 너희는 어디까지 가능하니?라고 갑질을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것.
이런 맥락에서 난 현대차의 스탠스가 디게 솔직하고 현실적인 것 같다. 물론 어느 수준까지의 배터리는 자체 공급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생각에 자체 공급은 아마 High-end가 아닌 Low to Mid-end 배터리를 귀여운 수준으로만 가능할 것 같다. High-end 배터리를 대량으로 자체 공급하려면... 자동차 회사가 배터리 회사를 인수하면 될 것 같은데 요즘 배터리 회사 몸값이 너무 많이 뛰어버려서... 그 비싼 배터리 회사를 누가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