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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vs SK 배터리 소송전... 그 결과는? (2/11 내용 추가)

LG vs SK 배터리 소송전... 그 결과는? (2/11 내용 추가)

2/11 내용 추가

미국 시간으로 2/10, ITC가 결국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LG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10년간 리튬이온배터리 일부 제품의 미국 수입이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미 SK이노베이션과 수주 계약을 맺은 포드와 폭스바겐에 대해서는 각각 4년, 2년 동안 배터리 및 부품 수입이 가능하다. 이미 판매중인 기아 전기차용 배터리의 수리와 교체를 위한 배터리 수입도 혀용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이상 이번 판결이 뒤집힐 일은 없다. 포드와 폭스바겐에 한해서 당분간 배터리와 부품 수입이 허용되었기 떄문에 바이든이 거부권을 행사할 확률은 낮다고 한다. 

 


LG와 SK의 배터리 소송이 엄청나게 장기화되고 있다. 장기화란게 ‘길어지고 있다’정도가 아니라 무려 3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소송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9
4월 : LG화학이 미 ITC 등에 SK이노베이션 영업비밀 침해 제소
6월 : SK이노베이션인 LG화학에 명예훼손 손해배상 및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제기
9월 : SK이노베이션이 ITC에 LG화학+LG전자 특허침해 제소
       LG화학이 ITC에 SK이노베이션 특허침해 맞제소
2020
2월 : ITC가 영업비밀 침해 제소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
6월 : LG화학이 한국 검찰에 인력유출 및 영업비밀 침해로 SK이노베이션 고소
8월 :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상대 소취하 및 손배소 국내 1심 패소
9월 : 미 ITC가 영업비밀 침해소송 판결일을 10/5에서 10/26으로 연기
10월 : 미 ITC가 영업비밀 침해소송 판결일을 10/26에서 12/10으로 연기
12월 : 미 ITC가 영업비밀 침해소송 판결일을 12/10에서 내년 2/10으로 연기

서로가 서로를 고소하고 ITC는 최종 판결을 3번이나 미뤘다. 두 회사 모두 끝이 보이지 않는 소송전에 엄청난 시간과 돈을 쏟아 붓고 있음이 틀림 없다. 두 회사가 이 소송을 위해 쓴 비용은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4000억원이라니... 어마무시하다. 미국 로펌들만 신났겠지...

또한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불확실성’ 때문에 사업 운영에도 차질이 있지 않을까? 뭐가 되든 결판이 나면 그에 따라 대응을 하면 되는데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작성해놓고 계속 기다리는 수밖에 없으니...

9월에 처음으로 최종 판결이 미뤄졌을 때는, 두 회사가 합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었다. ITC가 어느 한 회사의 손을 들어주기 보다는 두 회사가 알아서 좀 평화롭게 합의를 이루어내는 것이 ITC 입장에서도 덜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그러나 20일 사이에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10월 말이 되었는데 ITC가 또 최종 판결을 미뤘다. 그 때도 시장에서는 ‘이번에는 합의를 이루어내나’하는 전망이 많았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배터리사업부를 물적 분할 하기도 했고 소송 관련 리스크가 해소되어야 투자자를 모집하기도 유리하고...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에 공장을 큰 규모로 두 개나 짓고 있는 만큼 이번 소송의 결론이 미국 사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고...

 

 

 

그런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 최종판결이 미뤄지는 두 달 동안 유의미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는데... 흠... 뭐 시간을 두 달 더 준다고 해서 합의를 할 수 있을까?

또 다른 걱정은 배터리 업계의 선두를 달리는 한국의 두 회사가 이렇게 싸우는 동안 다른 나라의 배터리 회사들은 전력을 다해 쫓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CATL... 연초만 해도 CATL은 중국 회사이고 기술력이 부족해서 중국 정부의 엄청난 지원에도 불구하고 위협적인 플레이어가 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CATL이 파나소닉보다도 더 무서운 경쟁자인 것 같다. 기술 수준도 굉장히 많이 높였고 초기 투자금이 어마무시하게 들어가는 장치 산업에서 중국 정부의 빵빵한 지원은 정말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 정도에만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중국의 무기인 가성비를 앞세워 Global OEM 수주 계약도 다수 따냈다. 진짜 무서운 회사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소송의 최종 판결이 2월로 미뤄졌는데 제발 2월에는 결론이 나면 좋겠다. 혹은 그 사이에 두 회사가 합의를 보거나... (확률은 낮을 것 같지만...)

 

사진 출처 :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7358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