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에콜리안 cc, 겨울 라운딩 후기(1월 초, 9홀만! 노캐디 가능, 3인 라운딩 가능)
코로나 2.5단계가 지속되면서 무기한으로 재택 근무를 하게 되었고 서울 오피스텔이 재택 근무를 하기에 너무 불편해서 본가에 내려왔다. 부모님이랑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고등학생 때부터 나가 살아서 항상 명절이나 주말에 짧게 짧게 내려와 지냈던 것이 전부였는데, 작년부터 유독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작년 초에는 우울하기까지 했고 지금까지도 너무 답답하고 힘들지만 이렇게 본가에서 부모님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건 다행인 것 같다. 나야 뭐 항상 집에 살지 않았지만 동생이 재수를 하고, 삼수를 하고, 군대를 가버린 후로는 항상 부모님 두 분이서 생활하셔서 '약간은 적적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매우 잘 지내셨을 수도 있고...
작년에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고 본가에 오면 부모님과 골프 연습이나 파3 연습장에 가고 있다. 어제는 거창 에콜리안 cc에 9홀 라운딩을 갔다. 9홀만 라운딩이 가능한지 몰랐는데 오후 2시 즈음에 비는 티가 하나 있어서 재빨리 예약했다. 나로써는 18홀보다 9홀이 더 좋은 옵션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골프 연습을 못한지 꽤 되었기 때문에 안 그래도 못치는데 연습까지 못해서... 다시 말해, 라운딩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기 때문. 게다가 날씨가 춥기 때문에 18홀은 너무 체력적으로 무리일 것 같았다.
그린피 가격은 서울/경기 지역에 비해서 확실히 저렴한 것 같았다. 1월 기준 9홀이 3-4만원, 18홀이 5.5~7.5만원이고 카트비는 9홀이 3.2만원, 18홀이 6만원이다. 그리고 노캐디 라운딩이 가능한 것도 장점!!! 이렇게 저렴한데 3인 라운딩도 가능해서 정말 우리 입장에서는 완벽한 조건이었다. 주의할 점은 1인 1백을 소지해야만 라운딩이 가능하다는 것. 다른 곳에선 이런 경고 문구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흠, 골프백을 안 가져오면 채를 무조건 골프장에서 돈주고 빌리게 하려는 것일까...
날씨가 추울까봐 걱정을 많이 했었다. 이 골프장이 좀 높은 곳에 있어서 겨울 라운딩에는 아주 최적은 아니라고 듣기도 했고 1월 초 라운딩은... 아무래도 추울 수밖에 없을테니. 배에 붙이는 핫팩을 붙이고 손에 흔드는 핫팩을 들고 털모자를 쓰고 라운딩을 갔다. 다행히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았고 해도 나서 아주 춥지는 않았다. 그리고 마스크를 껴서 좀 덜 추운 것도 있었고...
인도어 연습장은 따로 없었지만 정말 넓은 퍼팅 연습장이 있어서 퍼팅 연습을 하기가 좋았다. 그리고 골프채를 휘두를 수 있는(하지만 당연히 공 없이) 연습 타석도 3군데 있었다. 티업 전에 퍼팅을 좀 하다가 7번 아이언을 몇 번 휘둘러봤다. 너무 오랜만에 채를 잡아서 어색했다...ㅋㅋㅋㅋ
잔디가 새파랗진 않았다. 하지만 이건 너무 당연한 거여서...ㅋㅋㅋ 땅은 양지에는 얼어 있지 않았지만 음지에는 얼어 있었고 퍼팅 그린도 살짝 얼어 있어서 공이 잘 튀고 많이 굴렀다. 그리고 연못은 거의 다 얼어 있었다. 춥긴 추운가 보다... 난 처음으로 겨울 라운딩을 나가봤는데(11월 늦가을 라운딩은 나가봤지만) 생각보다는 할 만했다. 아마 날씨가 별로 춥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4홀까지는 드라이버도 아이언도 퍼터도 엉망으로 쳤고....ㅋㅋㅋ 5홀부터는 조금씩 공이 맞기 시작했다. 역시... 골퍼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얼른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레슨도 받고 스크린 골프 연습장에도 다니고 싶은데 2.5단계가 2주 또 연장되었다... 올 겨울에 빡세게 연습해야 내년 봄 라운딩을 나갈 수 있을텐데...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