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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1 요약 및 후기

매년 빼먹지 않고 사서 읽는 책이 있는데 바로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사다난했던 2020년을 되돌아보며 트렌드 코리아 2021을 읽어 내려갔다. 나는 별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변화를 이렇게 체계적으로 분석한다는 것이 매번 놀랍다.

트렌드 코리아 2021의 10가지 트렌드

  1. 브이노믹스
  2. 레이어드 홈
  3. 자본주의 키즈
  4. 거침없이 피보팅
  5. 롤코 라이프
  6. #오하운, 오늘 하루 운동
  7. N차 신상
  8. CX 유니버스
  9. 레이블링 게임
  10. 휴먼터치

 

1. 브이노믹스

코로나라는 예상치 못한 대변수로 인해 모두가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산업의 특성별로 고통의 깊이와 지속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K자의 회복 격차가 벌어지게 되었다. 어떤 산업군은 코로나 극복과 함께 빠르게 반등할 것이지만 어떤 산업은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어떤 산업은 코로나로 인해 성장 속도가 빨라지기도 했다. '코로나만 끝나면 xx 해야지'하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이미 1년 넘게 코로나의 영향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정말 코로나가 끝나면 xx를 하려고 할지 의문스럽다. 

 

2. 레이어드 홈

과거에 개인적인 휴식의 공간이었던 집에 여러 가지 의미가 추가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로 인해 집이 오피스가 되기도 하고 헬스장이 문을 닫아 유튜브를 보며 홈트를 하는 운동 공간이 되기도 했다. 외부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 집이라는 공간에 더 많이 투자하게 되었다. 나만 해도 코로나로 인해 카페를 가지 못하자 네스프레소 머신을 마련하는 등,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하나둘씩 사모으고 있다. 

3. 자본주의 키즈

돈을 좋아하면 눈살을 찌푸리던 시대는 지났다. 모든 사람들이 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돈에 대한 욕망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어딜 가나 주식 이야기에 유튜브는 주식, 투자, 부업 콘텐츠로 가득하다. 자본주의 키즈는 어릴 때부터 광고나 금융 등에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자본주의적 요소에 친숙하며 이를 잘 활용한다. 좋아하는 유투버의 광고는 꼭 시청하는 등, 모두가 자기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아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4. 거침없이 피보팅

대기업은 하나의 전략을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해서 수립하고, 검토에 검토에 검토를 거쳐 시장에서 실행한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가 없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빨라졌기 때문에 일단 발 빠르게 시장에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을 선보이고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해나가는 피보팅 전략이 유효해졌다. 피보팅 전략은 스타트업이 주로 사용하는 전략이지만 이제는 덩치가 큰 기업도 빠르고 가볍게 움직여야 할 때가 왔다. 

 

5. 롤코 라이프

Z세대들의 유행은 이전 세대들의 유행보다 더 짧고 강력하다. 하나가 유행하면 우르르 몰려가서 참여하고, 금방 다른 유행으로 넘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1에서 100까지 완벽하게 만든 후에 시장에 내놓으면 이미 늦었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치고 빠지는 '숏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 

 

6. #오하운, 오늘 하루 운동

자기 관리에 철저한 MZ 세대 사이에서 운동 붐이 일고 있다. 아저씨, 아줌마들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등산과 골프부터 시작해서 운동으로 탄탄하게 관리한 몸을 사진으로 찍어서 기념하는 바디 프로필 촬영까지. 형형색색의 레깅스를 입고 인증숏을 찍고 #오하운 해시태그를 남긴다. 운동하는 부캐를 만드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운동 관련 기기와 서비스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7. N차 신상

MZ세대는 중고 물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다. 당근 마켓이 왜 그렇게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젊은 세대는 아낄 것은 아끼고 쓸 것은 쓰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며, 구매뿐만이 아니라 처분까지 고려해야 하는 분위기도 한 몫하고 있다. 게다가 MZ세대는 금방금방 싫증을 내고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요시한다. 당근 마켓 헤비유저로서 내가 느낀 당근 마켓에 대한 것들을 정리해 놓은 포스팅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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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X 유니버스

고객들은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브랜드와 상품, 서비스를 접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물건을 팔아 매출을 올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고객 경험의 관리가 필수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9. 레이블링 게임

작년부터 올해까지 유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레이블링 게임이다.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확인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이를 SNS에 공유함으로써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나는 어떤 집에 살까, 나는 어떤 꽃과 비슷할까, 나를 잘 설명하는 색깔은 무엇일까 등의 색다른 콘텐츠는 놀이의 요소를 더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아야 하는 것은 본인임에도 불구하고 테스트를 통해 자기를 확인하고자 하는 욕구로 인해 레이블링 게임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 휴먼터치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급부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휴먼터치를 원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사실이 깊이 와 닿았다. 회사에 가지 않고 줌으로 회의하는 것을 선호하면서도 회사 사람들 간의 교류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AI 기술, 로봇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의 역할을 로봇이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역할을 충분히 서포트해주고 보완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부각되고 있다. 언택트 붐 속에서 더욱더 중요해지는 것이 휴먼터치이다.

 

 

매년 읽는 트렌드 코리아이지만 올해도 '역시'라고 생각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유행인가 보다~하고 지나쳤던 것들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인상 깊었다. 책으로 트렌드를 배우면 이미 꼰대라던데, 나도 이미 꼰대인건가?